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펼친 K-뷰티 브랜드가 올해도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매일경제)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펼친 K-뷰티 브랜드가 올해도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과 인도 등 새로운 거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대기업 브랜드부터 메디큐브, 아누아 등 중소 브랜드도 해외에서 급속히 성장하며 역대급 매출이 예상된다.

14일, 뷰티·증권업계에 따르면,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매출은 4조 27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2022년(4조 1349억 원) 이후 3년 만에 4조 원대 회복이 기대된다. 이 회사는 한때 5조 원을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COVID-19 팬데믹 당시 중국에서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전체 매출이 3조 823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4% 정도 증가한 수치다.

기존의 중국 중심 포트폴리오를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으로 다각화하고,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전개한 것이 상승의 원동력이다. 대표 브랜드인 라네즈, 이니스프리, 코스알엑스를 중심으로 서구권 오프라인 매장 입점과 팝업 등 현지 행사가 늘어나며 인지도가 상승하는 경향이다.

올해는 미국, 유럽 시장에서 더 나아가 일본, 인도, 중동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국·일본·유럽 같은 선진 시장에서는 세포라 등 주요 유통 채널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브랜드와 고객의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 사업의 경우 거래 구조의 개선과 관리 강화를 통해 구조적 정상화를 이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도 올해 매출이 7조 원을 넘고, 영업이익도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화장품 매출 예상치는 약 3조 원이다. K-뷰티 브랜드의 비중이 크지 않지만, 빌리프, CNP 등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가 고무적이다.

APR, VT 등 신진 브랜드도 글로벌 시장에서 급속히 존재감을 높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메디큐브를 운영하는 뷰티테크 기업 APR은 작년 매출이 68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1% 성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연간 매출 8351억 원을 낼 전망이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미국, 일본, 홍콩, 대만 등 해외 지역을 담당할 신규 인재를 채용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APR 관계자는 "K-뷰티 상승세에 힘입어 해외 사업의 지속적인 확장이 예상된다"며 "고용 확대를 통한 인재 선점과 양성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는 CES에 참가해 판로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리들샷"으로 대히트를 친 VT는 작년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47.2% 상승한 4349억 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매출은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독다미" 스킨케어로 유명한 인디 브랜드 아누아는 지난달 미국의 울타뷰티 온라인몰 입점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1500여 개의 울타뷰티 전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을 완료할 계획이다. 스킨1004도 작년 중반, 울타뷰티 매장의 절반 이상 입점에 성공하며, 올해 초 코스트코와 타겟 입점을 앞두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K-뷰티 브랜드는 작년 4분기 블랙프라이데이에 전반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며, SNS에서도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올해, K-뷰티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인수·합병(M&A)도 계속될 전망이다. 작년에는, 구다이글로벌이 조선미녀, 스킨1004, 틸틸, 라카 등 중소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화제가 되었다.

지난달에는 로레알이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인 고운세상코스메틱(닥터지)을 인수하며, K-뷰티 글로벌 확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과거 3CE 인수 당시, 중국 포트폴리오의 강화가 목표였던 것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화장품 수출 규모는 10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다. 과거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2021년(92억 달러)의 기록을 넘어,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