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로 시작해 품질로 이어지는 한국 제품 사랑···진화하는 해외 한국 팬들(경향신문)

(원문 제목: “I started with BTS, but now I buy Korean products for their quality”···Evolving overseas fans of Korea)

뉴스 시간: 2026년 8월 17일 09:30

언론사: 경향신문

검색 키워드 : OLIVE YOUNG

연관키워드:#올리브영 #KCON #K-뷰티 #미국진출 #K-컬처

뉴스 요약

- LA에서 열린 KCON에서 만난 해외 팬들은 BTS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한국 제품 소비로 이어지고 있지만, 지속적인 구매는 제품 자체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 기반함을 보여줌

- 올리브영은 KCON 행사장에 실제 매장을 재현한 '올리브영 페스타'를 운영하며 미국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체험을 유도하고, K-컬처를 통한 한국 제품 소비 확대를 꾀함

-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구매 접근성'이 소비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됨

뉴스 번역 원문

“BTS로 시작했지만 이젠 품질 때문에 한국 제품을 삽니다”···진화하는 해외 한국 팬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컨벤션센터 앞에서 만난 멕시코계 미국인 아리스(32)는 왜 한국 화장품을 계속 구매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차로 약 2시간 거리인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사는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CJ ENM이 주최한 ‘KCON’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올리브영의 분홍색 방수 가방을 들고 있는 그녀가 KCON을 찾은 것은 이번이 3년째다.

아리스와 한국의 인연은 2018년 방탄소년단으로 시작됐다. 8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관심사는 더 이상 케이팝에 멈추지 않는다. 그녀가 사용하는 모든 스킨케어 제품은 한국 제품이고, 떡볶이·김치찌개·불닭볶음면을 즐겨 먹는다. 김치는 매일 먹는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사는 한국인 강사에게 온라인 레슨을 받고 있다. 내년 4월에는 첫 한국 여행도 계획 중이다. 아리스는 “방탄소년단 팬이 되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이제는 한국 음식, 화장품, 드라마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리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퍼져나가고 있다. 그녀는 어머니를 삼겹살과 한국 화장품에 빠져들게 했고, 친구들도 그녀의 열정적인 추천 덕분에 한국 음식과 화장품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아리스는 “방탄소년단 이후로 미국인들은 화장품, 음식, 옷 등 한국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리스가 한국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한 한국에 대한 ‘팬덤’이 아니다. 그녀는 “피부가 예민한 편인데 한국 화장품만 잘 맞는다”며 “이제는 단순히 한국 문화가 좋아서가 아니라 제품 자체가 마음에 들어 구매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들은 케이팝, 드라마,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 음식과 화장품 같은 제품에 처음 ‘입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지려면 품질과 가격이 뒷받침돼야 한다.

14일부터 16일까지 LA컨벤션센터와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KCON에서는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화장품, 식품 등 한국 제품 소비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계속됐다. 케이콘텐츠는 외국인들이 한국 제품을 처음 접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그 이후에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소비를 이어가게 하는 구조다. 동시에 한국 스타들과 콘텐츠가 쌓아올린 한국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도 여전히 제품 선택에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

15일 LA컨벤션센터는 KCON을 즐기려는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10대부터 30대 여성들이 가장 많아 보였고, 백인·라틴계·흑인 등 다양한 인종의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각 화장품 브랜드 부스에는 증정품과 제품 체험을 위한 긴 줄이 늘어섰고, 비비고·뚜레쥬르 등 식품 부스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뿐만 아니라 햇반, 고추장 등 한국 소스, 치킨, 김치 등을 앞세워 지난해 미국에서 약 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전역에 약 200개 매장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에서는 현지 식사용 빵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인기 있는 품목으로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클라우드 케이크), 우유 크림빵, 팥빵, 김치크로켓, 꽈배기 등이 꼽힌다. 한국의 야시장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별도의 푸드 존도 마련됐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무대에서는 케이팝 아이돌들이 관객들과 만났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러 온 참가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한국 화장품을 체험하고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 행사장 메인 구역을 차지한 올리브영 페스타는 중앙에 실제 올리브영 매장을 재현했고, 주변 구역은 홍대·명동·성수·강남 등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서울 관광 명소를 테마로 꾸몄다. 올리브영이 미국에서 취급하는 55개 브랜드가 이곳에 모였다. 실제 올리브영 매장처럼 피부 상태를 측정해 제품을 추천해주는 ‘스킨스캔’, 퍼스널컬러를 진단해주는 ‘마이컬러바이브’ 등 체험 코너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케이팝 팬으로 시작해 한국 제품으로 관심을 넓힌 브리아나와 사바나는 한국에서 스킨케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감명받았다고 말하며 “케이뷰티를 통해 내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케이팝 스타들과 한국 콘텐츠를 통해 접한 라이프스타일이 역으로 화장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 화장품은 선스크린, 클렌징폼, 시트마스크, 세럼·에센스 등 세분화된 기초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4일 올리브영의 미국 1호점이 있는 패서디나 매장에서 만난 브룩은 케이뷰티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로 ‘유리 피부’, 즉 유리처럼 맑고 투명한 피부를 꼽았다. 하지만 브룩은 그런 이미지 때문에 제품을 한 번 써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2년 전 한국 여행 때 올리브영에서 산 클렌저와 보습제가 떨어지자 미국에 올리브영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컬러 메이크업 중심의 현지 제품과 차별화된 한국 화장품의 강점이 판매를 이끌고 있다.

지하 ‘K-컬렉션’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지원을 받은 뷰티, 식품, 패션, 생활용품 분야 중소기업 40개사가 부스를 마련했다. 참가 기업들은 잠재적 해외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홍보하면서, 코트라의 도움을 받아 해외 바이어와의 비즈니스 상담도 진행한다. 화장품 브랜드 아리울은 ‘K-컬렉션’에 참여한 중소기업 중 하나다. 스킨케어 제품에 강한 이 회사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에서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아리울 미주사업부장 정기용은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케이뷰티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함께 커졌다”며 “한국 화장품은 미국 제품과 비교해 가격 대비 품질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제품 소비 확산에는 아직 걸림돌이 있다. CJ가 지난해 말 한국 문화를 한 번 이상 경험한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제품 구매를 막는 가장 큰 요인을 물었더니, 가장 많은 응답은 “어디서 사는지 모르겠다”며 접근성을 지적했다. KCON 같은 행사에서 마음에 드는 한국 제품을 발견해도 일상에서 쉽게 다시 구매하지 못하면 재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 아리스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녀는 “사는 곳 근처에 아시아 마트가 없다. 한국 제품을 사려면 LA까지 오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해야 한다”며 “살고 있는 곳 근처에 한국 제품을 살 수 있는 매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가 지자 방문객들은 LA컨벤션센터 맞은편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KCON의 메인 이벤트인 콘서트가 3일 동안 매일 저녁 열렸다. 공연 시작 약 3시간 전부터 응원봉을 든 팬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바닥에 앉아 있었고, 본공연 전부터 함성으로 현장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낮에는 한국 화장품을 발라보고 한국 음식을 맛본 참가자들은 밤에는 좋아하는 케이팝 아티스트의 공연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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