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K-Beauty 신화 재건축 VS 몰락 서곡(CEONEWS)
(원문 제목: [Lee Jae-hoon's X-File Episode 11] Amorepacific Chairman Suh Kyung-bae – Rebuilding the K-Beauty Myth VS. Overture to Collapse)
뉴스 시간: 2025년 11월 26일 23:09
언론사: CEONEWS
검색 키워드 : K-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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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
- 서경배 회장, 2017년 K-Beauty 정점에서 2023년 주가 급락
-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과 국내 인디 브랜드 성장
- 9351억 원 투자로 COSRX 인수, 북미 시장 공략
뉴스 번역 원문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CEONEWS = 기자 이재훈] 2017년 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한국 비즈니스 세계의 정점에 서 있었다. 그는 삼성 이건희 회장을 제치고 주식 부자 1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식은 수백만 원대(분할 전 기준)로 거래되며 '황제주'로 군림했다. 중국 백화점의 '설화수'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쿠션 팩트'는 글로벌 뷰티 산업의 표준이 되었다.
그러나 6년 후인 2023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정점의 3분의 1로 급락했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졌고, 국내에서는 인디 브랜드들이 급부상했다. 한때 K-Beauty의 상징이었던 '거인' 아모레퍼시픽은 흔들렸다. 서경배 회장은 'COSRX'를 인수하기 위해 회사 사상 최대 규모인 9,351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제2의 창업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인가, 아니면 불가피한 몰락을 지연시키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인가? 이 기사는 서경배 회장의 리더십과 전략, 그리고 그가 직면한 빛과 그림자를 해부한다.
■ 은둔의 장인, 30년간의 일념 DNA
1963년생인 서경배 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엘리트 경영자이다. 그러나 그를 정의하는 것은 학력이 아니라 '현장'에 대한 헌신이다. 1987년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이후, 그는 엄격한 현장 중심의 경영자로 살아왔다.
업계에서는 그를 '모공 회장'이라고 부른다. 그는 모든 신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화장품 입자의 크기, 피부 흡수율, 발림성 등 세부 사항을 꼼꼼히 확인한다. 한 전직 임원은 "회장님께 제품을 제시할 때는 모든 데이터를 암기해야 했다. 그는 모든 성분과 입자 크기에 대해 질문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품질에 대한 집착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형인 서영배가 태평양개발을 통해 건설과 금융을 맡고, 서경배가 화장품을 물려받은 사업 분할은 업계에서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형제의 분업은 성공적이었고, 서경배는 30년 가까이 뷰티의 길을 걸으며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발상
서 회장의 진가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빛났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당시 대부분의 기업이 구조조정에 집중할 때, 그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 '설화수'를 출시한 것이다.
"모두가 내가 미쳤다고 했다. 경제가 무너질 때 누가 고가 화장품을 사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서 회장의 판단은 옳았다. 설화수는 '럭셔리 한방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화권 여성들에게도 선망의 브랜드가 되었다. 인삼과 자음단 같은 한방 성분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고급스럽게 포장한 전략이 적중했다.
2008년, 그는 또 다른 혁명을 일으켰다.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출시한 것이다. 튜브나 펌프가 아닌 스탬프형 파운데이션은 글로벌 메이크업 트렌드를 바꾸었다. 이브 생 로랑, 랑콤 같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은 아모레의 쿠션 기술을 모방하거나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이는 K-Beauty가 단순한 모방이 아닌 '혁신의 주체'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 황금기의 정점과 추락
2010년대 중반, 아모레퍼시픽은 황금기에 접어들었다. 중국에서 한류 붐에 힘입어 아모레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가 불티나게 팔렸다. 중국 관광객들은 명동의 로드샵 앞에 줄을 섰고, 면세점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서경배 회장의 자산은 12조 원을 넘었고, 그는 이건희를 제치고 주식 부자 1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40만 원(분할 전)을 돌파했다. 이는 서경배와 아모레퍼시픽에게 '화양연화'였다.
그러나 이 영광은 위태로운 균형 위에 있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중국 관광객에 집중되어 있었다. '중국 리스크'에 대한 경고는 끊임없었지만, 중국 시장의 달콤한 유혹 앞에 위기 관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 사드 보복과 무너진 성채
2017년 3월, 한국의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의 보복이 시작되었다. 한류 콘텐츠 금지와 단체 관광 중단이 그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매출은 급감했고, 면세점 재고는 쌓여갔다.
더 큰 문제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부상이었다. 완메이리지(完美日记), 화시쯔(花西子) 같은 C-Beauty 브랜드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궈차오(国潮 - 국조)' 열풍도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게 만들었다. "아모레여야 한다"는 오만함은 시장 변화를 보지 못하게 했다. 중국 법인의 현지화는 더뎠고, 디지털 전환은 지연되었다. 왕홍(인플루언서) 마케팅과 라이브 커머스가 주도하는 중국 시장에서 아모레는 한 발 늦었다.
■ 국내 시장마저 흔들리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시장도 요동쳤다. CJ 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H&B(헬스&뷰티) 스토어가 유통을 장악했다. 그 안에서 바이오더마, 라로슈포제 같은 더마 화장품과 토리든, 메디힐, 닥터자르트 같은 인디 브랜드들이 급성장했다.
MZ 세대는 더 이상 대기업 브랜드를 맹신하지 않았다. 그들은 성분, 효능,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스마트 소비'를 추구했다.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고, 리뷰를 기반으로 제품을 선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규모 로드샵 중심 전략(이니스프리, 에뛰드)은 시대에 뒤떨어졌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로 부담이 큰 오프라인 매장은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매장 수를 줄였지만, 그동안 온라인 채널에 대한 이해는 더뎠다.
■ 황제 경영의 그림자
일부 비평가들은 서경배 회장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독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30년 가까이 절대 권력으로 형성된 경직된 조직 문화와 오너의 직관에만 의존하는 의사 결정 구조는 변화의 속도를 늦춘다는 비판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님은 개별 제품에는 꼼꼼하지만, 전체 시장 트렌드를 읽는 데는 약하다. 내부 벤치마크가 '회장님이 좋아할까?'가 되면서 혁신이 지연되었다"고 말했다.
반격의 칼날, 9,351억 원의 COSRX 베팅... 창사 이래 최대 도박
궁지에 몰린 서경배 회장이 2023년에 꺼낸 카드는 대담한 M&A였다. 그는 스킨케어 브랜드 'COSRX'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총 9,351억 원이 투자되었으며, 이는 창사 이래 최대의 베팅이다.
2013년에 설립된 토종 브랜드 COSRX는 여드름과 모공 케어 제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 주로 북미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며, 이는 중국 의존적인 아모레퍼시픽과는 정반대의 구조이다.
이번 인수는 두 가지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탈중국화(De-Sinification): 중국에서 잃은 매출을 북미 시장으로 상쇄하려는 명확한 의도이다. COSRX는 이미 북미에서 탄탄한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다. 아마존, 울타 뷰티, 타겟 등 주요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K-Beauty'로 입소문이 나 있다.
디지털 DNA 이식: COSRX는 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이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 인플루언서 협업, 데이터 기반 제품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오프라인 중심의 '거인' 아모레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역량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서 회장은 과거의 '유기적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성공한 기업을 인수하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의 전환을 보여주었다.
■ AI와 ESG, 미래를 위한 전략적 행보
서경배 회장의 반격은 M&A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을 단순한 화장품 회사가 아닌 '뷰티 테크 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AI 맞춤화가 대표적이다.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톤 워크'는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피부 톤을 분석하고, 즉시 완벽하게 맞는 파운데이션을 제조한다. '코스메칩'은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AI 솔루션이다. 이는 초개인화 시대에 맞춘 회장의 기술 집착의 결과물이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 서성환의 창업 철학인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계승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리필 스테이션을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50% 줄이고, 재활용 소재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글로벌 투자 트렌드(ESG)에 부합하면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를 겨냥한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ESG 평가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 진정성인가 생존 본능인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서경배 회장은 '뉴 뷰티' 비전을 강조하며 "사람을 아름답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외모를 넘어 건강, 웰빙, 지속 가능성으로 뷰티의 정의를 확장하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신중하다. COSRX 인수가 단기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설화수와 라네즈 등 핵심 브랜드의 리브랜딩이 실패하면 아모레퍼시픽의 부활은 요원하다. 주가는 아직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수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2-3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실제로 COSRX의 2024년 실적은 북미 시장 경쟁 심화와 환율 변동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내가 서경배 회장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그는 과거 중국 시장의 영광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릴 수 있을까? 거대한 조직을 스타트업처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혁신할 수 있을까? 그리고 30년 가까이 쥐고 있던 절대 권력을 내려놓고 젊은 인재들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 있을까?
서경배 회장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세세한 부분을 챙기는 '경영의 리더십'이 아니라, 과감히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혁신의 리더십'이다. 아모레퍼시픽이 'K-Beauty의 맏형'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아니면 오래된 잊혀진 곡조처럼 사라질지는 오로지 그의 결정에 달려 있다. 역사는 오직 승자만을 기억한다. 한때 주식 부자 1위였던 서경배가 새로운 신화를 쓸 것인지, 아니면 변화에 더딘 황제로 기억될 것인지? 소비자와 투자자는 냉정하다.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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